서론
현대사회는 의학 및 과학 기술의 발전과 노인복지 체계의 확충에 따라 인간의 기대수명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저출산과 급격한 고령화가 동시에 진행되는 대표적인 국가로, 인구 구조 변화의 속도가 주요 선진국과 비교해도 매우 빠른 수준이다. 우리나라는 2017년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14%를 초과하여 고령사회에 진입한 이후, 2024년 기준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20.0%에 도달하며 초고령사회에 진입하였다. 이러한 급격한 고령화는 노인의 건강 문제와 삶의 질 저하, 의료·복지 부담 증가라는 구조적 문제를 동반하고 있다[1].
고령화의 심화는 노인층에서 만성질환과 신체·정신적 기능 저하의 위험을 증가시키며[2], 다양한 기능 저하 중 치매(dementia)는 노년기에 가장 대표적으로 나타나는 신경 인지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치매는 인지기능 저하를 핵심 증상으로 하며, 환자 개인을 넘어 가족 및 사회 전반에 장기적인 부담을 초래한다. 국내 치매 환자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2050년에는 300만 명 이상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3], 치매 예방을 위한 실질적이고 지속 가능한 전략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치매 발병은 유전적 요인과 신체활동 수준, 사회적 참여, 생활 환경과 같은 수정 가능한 요인들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4]. 특히 규칙적인 신체활동은 인지기능 저하를 지연시키고 치매 위험을 낮추는 주요 보호 요인으로 제시되어 왔다[5]. 이에 따라 다수의 선행연구에서는 유산소 운동, 저항성 운동, 복합 운동 프로그램이 노인의 인지기능 및 치매 위험 요인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하였다[6,7]. 다만, 이러한 연구들은 주로 개별 운동 중재의 효과 검증에 초점을 두고 있어, 노인이 실제로 생활하는 환경적 맥락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한계가 있다.
최근 연구들은 단순한 운동 중재 효과를 넘어, 노인이 일상적으로 노출되는 사회적·환경적 맥락이 인지 건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사회적 참여 수준이 높은 노인은 인지기능 저하 속도가 느리며, 치매 발병 위험이 유의하게 낮은 것으로 보고되었다[8,9]. 아울러 지역사회 활동 참여, 여가활동, 사회적 네트워크 유지는 신체활동 효과와 독립적으로 인지 보호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제시되고 있다[10].
이러한 맥락에서 경로당은 지역사회 노인이 신체활동, 사회적 교류, 인지 자극에 복합적으로 노출될 수 있는 대표적인 생활 환경으로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국내 선행연구에 따르면 경로당 이용 노인은 비이용 노인에 비해 사회적 고립 수준이 낮고, 주관적 건강 인식과 삶의 만족도가 높은 경향을 보였다[11]. 또한 경로당 프로그램 참여는 우울 감소와 인지기능 유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되었다[12].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 연구들은 주로 특정 프로그램 참여 여부나 단기 효과 분석에 초점을 두고 있으며, 경로당 참여 여부 자체를 핵심 독립 변인으로 설정하여 치매 발병 위험을 정량적으로 비교한 연구는 제한적인 실정이다. 특히 경로당 이용 노인과 비이용 노인을 명확히 구분하여 치매 위험비(Odds ratio)를 제시한 연구나, 전국 단위 자료를 활용한 분석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았다[13].
이에 본 연구는 국내 6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경로당 이용 여부를 주요 독립 변인으로 설정하여, 경로당 참여가 치매 발병 위험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노인실태조사 제5차(2017년) 및 제6차(2020년) 자료를 활용하여 치매 관련 위험 요인과 신체활동 수준을 고려한 후, 경로당 이용 집단과 비이용 집단 간의 치매 위험비를 비교·분석하여 지역사회 기반 치매 예방 전략 수립을 위한 실증적 근거를 제시하고자 한다.
연구방법
1. 연구 참여자
본 연구에서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Korea Institute for Health and Social Affairs, KIHASA)에서 수행한 제5차(2017년) 및 제6차(2020년) 노인실태조사의 원시 자료를 활용하였다. 노인실태조사는 전국에 거주하는 6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실시된 국가 단위 조사로, 지역, 성별, 연령층을 고려한 다단계 층화 집락 표본추출법을 적용하여 표본의 대표성을 확보한 자료이다[14,15]. 이러한 조사 설계는 우리나라 노인 인구의 사회·인구학적 특성을 비교적 충실하게 반영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16].
본 연구의 초기 분석 대상자는 총 20,397명이었으며, 도시 및 농촌 지역을 모두 포함하여 경로당 이용 여부와 지역적 특성 간의 연관성을 포괄적으로 분석할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이후 연구 목적에 부합하는 분석 표본을 확보하기 위하여 단계적인 제외 기준을 적용하였다. 첫째, 주요 변수에 결측값이 포함된 사례를 제외하였다. 둘째, 경로당 이용 여부 또는 인지기능 관련 문항에 응답하지 않은 대상자를 제외하였다. 셋째, 성별, 연령, 가구 형태 등 주요 인구 사회학적 정보가 불완전한 사례를 제외하였다. 이러한 기준을 적용한 결과 총 8,244명이 제외되었으며, 최종적으로 12,153명(남성 8,739명, 여성 3,414명)이 분석에 포함하였다(Figure 1). 최종 분석 표본은 선행연구에서 제시한 국가 단위 자료 활용 기준을 충족하는 규모와 대표성을 확보한 것으로 판단된다[17].
2. 연구 설계 및 자료 수집
본 연구는 경로당 이용 여부가 노인의 인지기능 저하 및 치매 관련 위험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하여 수행된 횡단적 단면 연구이다[18,19]. 본 연구에 사용된 자료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KIHASA)이 수행한 제5차(2017년) 및 제6차(2020년) 노인실태조사의 원시 자료로, 해당 조사는 우리나라 노인의 사회·경제적 특성, 건강 상태, 생활 습관, 복지 서비스 이용 실태 등을 종합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설계된 국가 단위 조사이다[14,15]. 자료수집은 사전에 충분한 교육과 훈련을 받은 조사원이 표준화된 설문지를 이용하여 대면 면접 방식으로 실시하였다. 조사 내용에는 인구 사회학적 특성, 신체적·정신적 건강 상태, 만성질환 진단 여부, 신체활동 수준, 사회참여, 복지시설 이용, 의료 이용 행태 등 노인의 전반적인 삶의 질과 건강 수준을 평가할 수 있는 항목이 포함되어 있다.
본 연구에서는 이 중에서도 특히 인지기능 수준과 경로당 이용 여부, 신체 활동량, 건강 관련 요인이 치매 관련 위험과 어떠한 관련성을 가지는지를 규명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3. 측정 항목 및 연구 방법
1) 인지기능
인지기능 평가는 한국어판 치매 선별검사인 Mini-Mental State Examination for Dementia Screening(MMSE-DS)을 사용하였다[20]. MMSE-DS는 기존 MMSE의 언어적·문화적 한계를 보완하여 국내 노인에게 적합하도록 개발된 도구로, 지남력, 기억력, 주의력 및 계산, 언어능력, 구성 능력, 판단력 등 인지기능의 주요 하위 영역을 포괄적으로 평가한다.
총 19문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점수 범위는 0점에서 30점까지로 점수가 높을수록 인지기능이 우수함을 의미한다. 선행연구 기준에 따라 총점 24점 이상은 정상, 18~23점은 경도 인지기능 저하, 17점 이하는 중등도 이상의 인지기능 장애로 분류하였다[21].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점수 분류 기준을 토대로 치매 관련 인지기능 저하 여부를 구분하여 분석에 활용하였다[22]. 구체적으로, MMSE-DS 점수 17점 이하를 ‘치매 관련 인지기능 저하군’, 18점 이상을 ‘비저하군’으로 이분화하여 로지스틱 회귀분석의 종속변수로 활용하였다.
3) 신체 활동량
신체 활동량은 주간 유산소 운동 시간과 운동 일수를 곱하여 산출한 주간 총 유산소 운동 시간을 기준으로 평가하였다. 미국스포츠의학회(ACSM)의 신체활동 가이드라인에 근거하여 주당 150분 미만은 신체 활동량 부족, 150~300분은 보통, 300분 초과는 높은 신체 활동량 집단으로 분류하였다. 이 기준을 근거로 하여 신체 활동량 수준에 따른 치매 관련성 위험의 차이를 비교·분석하였다. 본 연구에서 신체활동은 특정 장소에 한정하여 측정된 것은 아니나, 경로당 이용자의 경우 경로당 내에서 이루어지는 집단 체조, 걷기, 스트레칭 등의 신체활동 프로그램과 더불어 경로당 방문 및 이용 과정에서 동반되는 일상적 신체활동이 주간 신체 활동량에 반영된 것으로 해석하였다. 즉, 본 연구의 신체활동 지표는 경로당 이용 여부에 따라 차별화된 생활환경 맥락 속에서 수행된 신체활동을 포괄적으로 반영하는 변수로 활용되었다[25].
4) 인구 사회적 요인
인구 사회학적 요인으로는 성별, 연령, 가구 형태, 교육 수준, 경제활동 여부를 포함하였다. 성별은 남성과 여성으로 구분하였고, 연령은 65~69세, 70~74세, 75~79세, 80~84세, 85세 이상으로 구분하였다. 가구 형태는 독거 가구와 2인 이상 가구로 구분하였으며, 경제활동 여부는 현재 소득을 목적으로 한 경제활동 참여 여부를 기준으로 분류하였다. 인구사회학적 요인과 만성질환 보유 여부는 치매 위험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요인으로 선행연구에서 반복적으로 보고되어 왔다[17,26]. 이에 본 연구에서는 해당 변수들을 공변량으로 포함하여 분석을 수행하였다.
4. 자료 분석 방법
자료 분석은 IBM SPSS Statistics 25.0 프로그램(IBM Corp, Armonk, NY, USA)을 사용하여 수행하였다. 우선 연구 대상자의 인구 사회학적 특성과 주요 변수의 분포를 파악하기 위하여 기술 통계 분석을 실시하였고, 빈도와 백분율을 산출하였다. 이후 치매 관련 인지기능 저하 여부를 종속변수로 설정하고, 경로당 이용 여부를 주요 독립변수로 포함한 다중 로지스틱 회귀분석(multiple logistic regression analysis)을 실시하였다.
분석 모형에는 성별, 연령, 교육 수준, 경제활동 여부, 신체 활동량, 만성질환 개수 등 선행연구에서 치매 위험과 관련성이 보고된 변수를 공변량으로 포함하여 교란효과를 통제하였다. 분석 결과는 위험비(Odds Ratio, OR)와 95% 신뢰구간(Confidence Interval, CI)으로 제시하였으며, 경로당 이용군과 비이용군을 구분한 층화 분석을 추가로 수행하여 경로당 이용 여부에 따른 치매 관련 위험 요인의 차이를 비교하였다. 모든 통계적 유의 수준은 α < 0.05로 설정하였다.
결과
1. 노인 치매 관련 위험요인
<Table 1>은 전체 연구 대상자 12,153명을 대상으로 치매 관련 인지기능 저하와 관련된 주요 요인을 분석한 결과이다. 신체 활동량에 따른 분석 결과, 신체 활동량이 부족한 집단에서 치매 관련 인지기능 저하 비율이 2.18%로 나타나, 신체 활동량 보통 집단(1.17%) 및 신체 활동량 높은 집단(0.81%)에 비해 유의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p < 0.001). 인구 사회학적 요인 중 연령에 따른 분석에서는 연령이 증가할수록 치매 관련 인지기능 저하 비율이 점진적으로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으며, 특히 80~84세 집단에서 2.85%로 가장 높은 비율이 나타났다. 반면 65~69 세 집단에서는 0.54%로 가장 낮은 비율을 보여 연령에 따른 유의한 차이가 나타났다(p < 0.001). 경제활동 여부에 따른 분석 결과, 경제활동을 수행하는 노인 집단에서 치매 관련 인지기능 저하 비율이 1.76%로,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집단(0.50%)에 비해 유의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p < 0.001). 건강 요인 중 협심증과 요통 분석 결과, 협심증을 진단받지 않은 집단과 진단받은 집단 간, 그리고 요통 진단 여부에 따른 집단 간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나타났다(p < 0.001). 정신 건강 요인에서는 우울 진단을 받은 집단에서 치매 관련 인지기능 저하 비율이 3.29%로, 우울 진단을 받지 않은 집단(1.33%)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p < 0.001). 만성질환 보유 개수에 따른 분석 결과, 0~1개의 만성질환을 보유한 집단의 치매 관련 인지기능 저하 비율은 0.53%이지만, 2개 이상의 만성질환을 보유한 집단에서는 1.71%로 통계적 유의함이 나타났다(p < 0.001).
<Table 2>는 신체 활동량 수준에 따른 대상자의 분포를 제시하였다. 분석 결과, 경로당 이용 여부와 관계없이 전체 대상자에서 신체 활동량 보통 집단의 비율이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성별, 연령, 경제활동 여부, 만성질환 보유 개수와 관계없이 유사한 경향이 나타났다.
2. 노인 인지기능 저하 위험 요인분석
<Table 3>은 치매 관련 인지기능 저하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규명하기 위하여 다중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실시한 결과이다. 분석 결과, 경로당을 이용하는 노인은 경로당을 이용하지 않는 노인에 비해 치매 관련 인지기능 저하 위험비가 유의하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OR = 0.614, 95% CI = 0.411-0.916, p = 0.017).
신체 활동량을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 신체 활동량 부족 집단을 기준으로 할 때 신체 활동량 보통 집단(OR = 0.599, p = 0.004)과 신체 활동량 높은 집단(OR = 0.399, p < 0.001) 모두 치매 관련 인지기능 저하 위험비가 유의하게 낮았다.
연령은 65~69세 집단을 기준으로 할 때, 75~79세, 80~84세, 85세 이상 집단에서 치매 관련 위험비가 유의하게 증가하였다. 경제활동 여부도 유의한 요인으로 나타나, 경제활동을 수행하는 노인이 그렇지 않은 노인보다 높은 위험비를 보였다(OR = 2.713, p < 0.001).
건강 요인 중에서는 고지혈증과 당뇨병 진단군에서 치매 관련 위험비가 유의하게 낮았으며, 반면 우울 진단군에서는 위험비가 유의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OR = 2.139, p = 0.031).
논의
본 연구는 2017년과 2020년에 실시된 노인실태조사 자료를 활용하여, 경로당 이용 여부와 신체활동 수준을 중심으로 노인의 치매 의심군 위험과 관련된 요인을 분석하였다. 전국 단위의 대표성 있는 표본을 기반으로 분석을 수행함으로써, 개인 건강 요인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기반 복지시설 이용이 노인의 인지 건강에 어떠한 의미를 갖는지를 실증적으로 검토하였다는 점에서 학문적·정책적 의의가 있다.
본 연구 결과, 신체활동 수준이 보통 또는 높은 노인은 신체활동이 부족한 노인에 비해 치매 관련 인지기능 저하 위험이 유의하게 낮았다. 특히 신체활동 수준이 높을수록 위험 감소 폭이 큰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신체활동의 용량-반응 관계(dose-response relationship)를 시사한다. 이러한 결과는 규칙적인 신체활동이 인지기능 유지 및 치매 예방에 효과적이라는 선행연구들과 일관된 결과이다[27,28]. 선행 연구에 따르면 신체활동은 뇌 혈류 증가와 뇌 유래 신경영양인자(BDNF), 혈관 내피 증식인자(VEGF), 인슐린 유사 성장인자-1(IGF-1)의 분비를 촉진하여 신경 가소성과 시냅스 기능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29,30]. 본 연구에서 신체활동 ‘보통’ 수준에서도 위험 감소 효과가 관찰된 점은, 고강도 운동뿐 아니라 일상적 신체활동의 유지 역시 노인의 인지 건강 보호에 의미 있는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연령은 본 연구에서 치매 관련 인지기능 저하 위험과 가장 강한 관련성이 나타난 요인이었다. 특히 75세 이상 연령대에서 위험비가 급격히 증가하는 양상이 확인되었는데, 이는 연령 증가가 치매의 가장 강력한 비가역적 위험요인이라는 기존 역학 연구 결과와 일치한다[17]. 노화에 따른 신경 세포 손실, 뇌 위축, 혈관 기능 저하 등의 생물학적 변화는 인지기능 저하의 주요 기전으로 작용하며, 이러한 변화는 고령일수록 누적된다. 본 연구 결과는 75세 이상 고령 노인을 대상으로 한 조기 선별 및 예방 중심 개입의 필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
본 연구에서는 경제활동을 수행하는 노인이 그렇지 않은 노인에 비해 치매 관련 인지기능 저하 위험이 높게 나타났는데, 이는 일부 선행연구 결과와 상반되는 양상이다. 기존 연구에서는 경제활동이나 사회참여가 인지 자극을 제공하여 인지기능 저하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보고가 제시된 바 있다[23]. 다만, 본 연구 대상의 경제활동은 고령자의 생계형 노동이나 신체적 부담이 높은 노동 형태를 포함할 가능성이 높으며, 이러한 특성이 인지 건강에 부정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단면 자료의 특성상, 인지기능 저하 이전에 이미 경제활동을 지속해야 했던 건강 취약 집단이 포함되었을 가능성도 존재한다. 따라서 본 결과는 경제활동의 유무 여부보다는 활동의 질과 맥락을 동시에 고려할 필요성을 시사하며, 향후 연구에서는 직업 유형, 노동 강도, 그리고 근무 시간 등을 세분화한 분석이 요구된다.
만성질환 개수 역시 치매 의심군 위험과 유의한 관련성을 보였다. 두 개 이상의 만성질환을 보유한 노인은 그렇지 않은 노인에 비해 치매 의심 위험이 높았으며, 이는 다 질환 상태가 인지기능 저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선행연구를 지지하는 결과이다[31]. 만성질환은 신경염증 반응, 산화 스트레스, 혈관 기능 저하 등을 매개로 뇌 기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질환 관리 부담과 신체활동 제한 역시 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러한 결과는 단일 질환 중심의 관리보다 복합적 만성질환을 고려한 통합적 건강관리 접근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정신건강 요인 중 우울 진단 여부는 치매 의심군 위험 증가와 유의한 관련성을 보였다. 이는 우울 증상이 인지기능 저하 및 치매 전환의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보고한 선행연구들과 대체로 일치한다[32,33]. 우울은 인지적 위축, 사회적 고립, 신체활동 감소와 밀접하게 연관되며, 이러한 요인들이 상호작용하여 인지기능 저하를 가속화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치매 예방 전략 수립 시 신체 건강뿐만 아니라 정신건강 관리가 병행되어야 함을 시사한다.
한편, 고지혈증 및 당뇨병 진단군에서 치매 의심군 위험이 낮게 나타난 결과는 단순한 보호 효과로 해석하기보다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이는 질환 자체의 효과라기보다는 진단 이후의 의료 이용 증가, 약물 치료, 생활 습관 개선 등 관리 요인의 영향일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일부 선행연구에서는 스타틴 계열 약물이나 특정 항당뇨제 사용이 인지기능 저하 위험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보고가 제시된 바 있다[34,35]. 그러나 본 연구에서는 약물 복용 여부나 질환 관리 수준을 직접적으로 반영하지 못하였으므로, 해당 결과는 관리 효과의 간접적 지표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할 것으로 사료된다.
본 연구의 핵심 결과는 경로당 이용 노인이 비이용 노인에 비해 전반적으로 낮은 치매 관련 인지기능 저하 위험을 보였다는 점이다. 이는 경로당이 신체활동, 사회적 교류, 정서적 지지, 인지 자극 활동을 동시에 제공하는 복합적 환경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시사하며, 기존 연구 결과와도 맥락을 같이한다[23,36]. 특히 경로당을 이용하지 않는 노인 집단에서는 신체활동 수준과 연령, 경제활동 여부가 치매 위험과 유의하게 관련된 반면, 경로당 이용 노인 집단에서는 개별 요인의 통계적 유의성이 전반적으로 감소하였다. 이는 경로당 이용 자체가 다양한 보호 요인을 포괄하는 환경적 요인으로 작용하여 개별 위험 요인의 영향을 완충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러한 결과는 경로당을 단순한 여가 공간이 아닌, 노인의 인지 건강을 보호하는 지역사회 기반 예방 플랫폼으로 인식할 필요성을 제기한다.
종합하면, 본 연구는 신체활동 수준과 경로당 이용이 노인의 치매 관련 인지기능 저하 위험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는 것을 선행연구와의 비교를 통해 실증적으로 확인하였다. 이는 개인 수준의 건강 행동뿐 아니라, 지역사회 차원의 구조적 지원과 환경 조성이 치매 예방에 중요함을 시사한다. 다만 본 연구는 단면 자료에 기반한 분석으로 인과관계 추론에 한계가 있으며, 경로당 프로그램의 구체적 내용, 참여 빈도 및 지속성, 약물 치료 정보 등을 반영하지 못한 제한점이 있다. 향후 연구에서는 종단적 연구 설계와 함께 신체활동 특성, 생리학적 지표 및 인지기능 변화를 통합적으로 분석함으로써 경로당 이용과 신체활동의 효과를 보다 정교하게 규명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결론
본 연구는 2017년과 2020년 노인실태조사 자료를 활용하여 경로당 이용 여부와 신체 활동량이 치매 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였다. 연구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경로당을 이용하는 노인은 비이용 노인에 비해 치매 발생 위험이 전반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이는 경로당이 노인의 신체활동 참여를 촉진하고 사회적 교류 및 인지적 자극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치매 예방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둘째, 신체 활동량이 보통 이상인 노인 집단에서 치매 발생 위험이 유의하게 감소하였다. 이는 규칙적이고 지속적인 신체활동이 인지기능 유지와 뇌 건강 증진에 효과적임을 뒷받침하며, 경로당을 중심으로 한 신체활동 및 인지 훈련 프로그램이 지역사회 기반 치매 예방 전략으로 활용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결과를 종합할 때, 향후 정책적으로는 지역사회 차원의 경로당 이용 활성화와 함께 맞춤형 신체활동·인지기능 향상 프로그램의 확대가 필요하다. 다만 본 연구는 단면 자료를 활용하였다는 점에서 인과관계 추론에 한계가 있으며, 치매 하위 유형을 구분하지 못한 제한점이 존재한다. 향후 연구에서는 종단적 연구 설계를 통해 인과성을 검증하고, 신체활동 특성에 따른 신경생리학적 지표 변화를 함께 분석할 필요가 있다.
결론적으로, 경로당은 고령사회에서 노인의 신체활동 증진과 인지기능 저하 예방에 기여할 수 있는 핵심적인 지역사회 기반 시설로서, 국가 치매 예방 정책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